
낯선 방문자
김희영
봄이 시작된 어느 날 너는 나에게 찾아왔다. 낯선 것에 익숙지 못한 나에게 너는 사전 약속도 예고도 없이 방문했다.
너와의 시간은 너무 더디게 흘러가고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저 움츠러들고 어렵게 하는 어떤 큰 존재를 만난 것처럼 쩔쩔맸다.
나의 긴 한숨 속 흘러가는 시간 속에 너는 내 곁에 머물렀다.
라일락 진한 초봄도 나는 너와 함께였고 라일락 향기가 떠난 연분홍 벚꽃길에도 너는 나와 함께 였다.
어스름 짙어 가는 봄이 지나가는 그 밤에도 나의 목 매인 울음 속에서도 너는 내 곁에 있었다.
후드득 여기저기 떨어지는 초여름 소낙비 속에서도 너는 내 곁에 머물렀다.
옅은 색으로 옷 갈아입은 큰 나무숲 사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해진 나의 빈 가슴은 너를 떠나 보내고 싶었다.
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겨울 냄새 들이마신 찡한 겨울은 나의 입김과 함께 다시 뿜어져 나온다. 아 나는 아직 호흡하고 있다.
너와의 시간은 침묵하는 시간 기다림의 시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다.












